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연함”은 중요한 삶의 태도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유연함의 가치를 깊이 있게 탐구했는데요, 오늘은 고대 철학에서 말하는 유연함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노자의 도덕경: 물처럼 유연하게
#노자는 기원전 6세기경 중국 춘추 시대의 사상가로, 도가(道家) 철학의 시조로 여겨지는 인물입니다. 그의 저서로 알려진 《도덕경(道德經)》은 ‘도(道)’의 개념을 중심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설파하여, 이후 중국 사상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도덕경은 물의 속성을 통해 유연함의 본질을 심오하게 드러냅니다. 노자는 물이 지닌 특성을 단순한 물질적 현상을 넘어, 인간의 삶과 처세, 더 나아가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비유로 활용합니다.
“천하에 물보다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없지만, 단단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물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이 없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強者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1) 무형(無形)의 유연함: 모든 형태를 포용하는 능력
물은 정해진 형태가 없습니다. 그릇의 모양에 따라 네모가 되기도 하고, 둥글게 변하기도 하며, 컵에 담기면 컵의 형태를 취합니다. 이처럼 물은 어떤 상황에도 자신을 맞춰 변화하는 뛰어난 적응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의 힘에 억지로 저항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대처하는 유연함을 상징합니다.
인간의 삶에 적용해 보면, 무형의 유연함은 고정관념이나 아집에 갇히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융통성 없이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것은 마치 네모난 틀에 억지로 물을 담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며 어떤 그릇에도 담길 수 있듯이, 우리 또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2)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 지속적인 힘의 발휘
물은 부드럽고 유약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바위를 깎아내고 거대한 협곡을 만들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물이 가진 지속성, 즉 끊임없이 흐르는 힘에서 비롯됩니다.
격렬한 폭포수처럼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결국 단단한 바위도 굴복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관계나 목표 달성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강압적인 힘이나 일시적인 노력보다는, 꾸준하고 끈기 있는 태도가 결국에는 더 큰 성과를 가져옵니다.
마치 물이 끊임없이 흐르듯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3) 부쟁(不爭)의 지속성: 목적지를 향한 끊임없는 흐름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어떤 장애물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잠시 머무르지만, 결국에는 다시 흘러 목적지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는 물이 가진 부쟁의 정신, 즉 억지로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삶에서 부쟁은 겸손과 조화의 미덕으로 나타납니다. 억지로 남과 경쟁하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할 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과 유연함의 개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덕(德)과 중용을 통해 유연성을 설명합니다. 그가 말한 덕(德)이란, 두 극단 사이의 중용이며 상황에 따른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Virtue is the mean between two extremes, determined by reason and as the wise person would determine it.”
덕은 두 극단 사이에 있는 중간 상태이며, 이 중간은 이성에 따라 선택된 것이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이 중용의 상태를 완성하는 것은 #아리스텔레스가 주장한 행복론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 용기: 용기는 무모함과 비겁함의 중간
- 관대함: 관대함은 낭비와 인색함의 중간
- 유연함: 유연함은 우유부단함과 완고함의 중간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중용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실천적 지혜도 강조합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능력과 경험을 통한 실천적 지혜를 습득해 이론과 실천의 조화로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3. 에픽테토스와 스토아 철학의 유연한 마음가짐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에 대한 유연한 태도와 중용을 강조했습니다.
“Don’t worry about what you cannot control. What you cannot control is not your concern.”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마라.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구분을 통해 외부 상황에 대해 수용하는 유연성을 갖추면 내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토아 철학의 개념에 따라 유연함을 갖기 위해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황 판단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며, 감정적 반응 대신 이성적 판단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4. 현대 사회에 적용하는 유연함의 지혜
고대의 철학자들이 말한 유연함에 대한 지혜는 현대적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상황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유연성의 지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장 생활에서의 유연함:
-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고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수용합니다.
- 갈등 상황에서는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여 중재자 역할을 합니다.
- 예상치 못한 문제에 창의적으로 대처합니다.
(2) 대인 관계에서의 유연한 태도:
- 상대방의 성격과 가치관을 이해하며 갈등을 최소화합니다.
-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활용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합니다.
- 타인의 입장을 공감하며 신뢰를 쌓습니다.
(3) 자기 계발과 유연성:
-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며 사고를 확장합니다.
-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습니다.
5. 유연함이 가져다주는 삶의 지혜
고대 철학자들이 제시한 유연함의 깊이 있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노자의 물과 같은 유연함,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그리고 에픽테토스의 스토아적 태도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노자는 물처럼 흐르는 부드러움과 강함을 강조했습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균형 잡힌 중용의 미덕을 통해 실천적 지혜를 전했습니다.
- 에픽테토스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통해 삶의 질을 높였습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과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하려는 자세를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지만, 고대 철학이 전하는 유연함의 지혜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작은 실천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루고, 조화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습관은 더 나은 하루를 만들어 줍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