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성 사이, 발뮤다가 존재하는 방식

발뮤다 mookettle

이 브랜드의 제품을 처음 보면 왜 단순한 주전자 하나도 이렇게 감각적인가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오늘은 기술과 감성 사이에 존재하는 브랜드 발뮤다(BALMUDA)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

현대 사회에서 브랜드는 상품의 상표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단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 그것이 놓이는 공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제안합니다.

“우리는 기술을 팔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디자인한다.”

– 테라오 겐 –

발뮤다는 이러한 브랜드의 본질적 역할을 성찰하며 출발합니다. 창립자인 테라오 겐은 원래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음악 활동을 통해 감각을 다듬고 세상의 리듬을 관찰하는 시간을 보냈고, 발뮤다의 디자인에 반영하게 됩니다.

디자인을 통해 존재를 묻다

발뮤다 더 퓨어 공기 청정기

우리는 흔히 디자인을 ‘보기 좋은 것’, 혹은 ‘기능적으로 편리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발뮤다는 이 둘을 넘어서 ‘존재를 감각하는 방식’으로서의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시간의 질을 디자인한다.”

– 테라오 겐 –

발뮤다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아름답거나 기능적으로 편리한 제품을 넘어 우리의 존재 방식을 섬세하게 감각하도록 이끄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이런 방향성은 사물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고, 사용자의 경험 속에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감각을 일깨우는 디자인: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선물하다

발뮤다 디자인의 핵심은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감각을 확장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도 현실 세계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발뮤다는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미각, 후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사용자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 했습니다.

📝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토스터의 경우 단순히 바삭한 빵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아침 식탁에서 빵을 처음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미각, 후각, 촉각의 섬세한 경험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선풍기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바람을 구현하는 기술은 단순히 더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숲 속에서 불어오는 듯한 상쾌하고 편안한 바람으로 자연과의 연결을 느끼게 하는 경험을 디자인한 것입니다.

이처럼 발뮤다의 제품은 기능을 넘어 사용자에게 어떤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지를 깊이 고민합니다. 기술은 이런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며, 사용자는 제품을 통해 일상 속에서 잊혀진 감각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풍요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2) 시간의 질을 디자인하다: 기술은 감각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테라오 겐의 말처럼, 발뮤다는 기술이 사용자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히려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첨단 기술은 사용자의 경험을 방해하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여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본질에 집중한 디자인은 사용자가 제품의 기능에 쉽게 몰입하고, 사용 경험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기술적인 복잡함에 압도되지 않고, 제품이 제공하는 본연의 가치를 온전히 경험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사용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

그들이 말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사용자의 생활공간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결국 제품이 사용자의 삶의 일부가 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가치를 발휘하도록 합니다.

종합해 보면, 기술을 통해 인간의 감각을 깨우고, 일상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술은 인간적인가?

기술은 언제나 효율성을 지향합니다. 그러나 효율은 감성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단지 빠르게 처리되는 정보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원하고, 감동을 기대하며, 때로는 쓸모없는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발뮤다는 기술을 감성의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그들은 물리적 성능보다 감각적 경험을 중요시하며, 기계가 인간의 리듬을 배려할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우리는 바람을 만들지 않는다. 자연의 바람을 되살리고 싶었다.”

– 테라오 겐 –

이 말은 발뮤다의 선풍기 ‘그린팬(GreenFan)’이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하나의 자연 철학을 담은 시도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중 날개를 통한 저소음 설계,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곡선 디자인 등은 시원하고 성능이 좋은 선풍기를 위함이 아니라, 인간의 감각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결과입니다.

미학이 된 기업, 실천하는 철학

많은 기업이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스토리는 기업의 철학이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발뮤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매장, 제품 패키지, 설명서 하나까지도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단순한 심미성 때문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예의라고 말합니다. 디자인은 결국 타인을 대하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디자인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 테라오 겐 –

이러한 철학은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를 이끄는 기준이 됩니다. 결국 철학 없는 제품을 만들지 않으며, 감각 없는 기술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발뮤다의 세계관

발뮤다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기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디자인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제품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하는가?”

발뮤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브랜드,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물에 해당하는 질문입니다.

발뮤다는 단지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그런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삶의 질감을 다시 느끼게 하고, 시간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하며, 감각의 본질을 다시 묻게 만듭니다. 모두가 효율성과 빠른 것을 추구하는 시대에 필요한 브랜드 철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자료

https://www.balmuda.com/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