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공리의 조화를 추구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오늘은 자유주의 철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천재의 탄생과 고뇌
(1) 엄격한 교육, 천재성을 꽃피우다
밀은 3살에 그리스어를 시작으로 8세에 라틴어, 12세에 논리학을 섭렵하는 등 엘리트 교육의 정수를 경험하며 자랐습니다.
그의 아버지 제임스 밀(James Mill)은 아들의 교육에 열정적이었고, 그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고전을 읽고 토론하며 지적 능력을 키웠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조기 교육 덕분에 밀은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10대 초반에는 이미 철학, 역사,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2) 정신적인 위기
그러나 밀의 어린 시절은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과도한 학습 부담과 아버지의 기대에 짓눌려 정신적인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학습에대한 부담으로 정신적인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대신 아버지에 의해 공부에만 매달려야 했고, 이러한 환경은 그에게 큰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2. 존 스튜어트 밀의 핵심 철학
19세기 영국은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사회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산업혁명은 기술 혁신과 생산성 증대로 경제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빈부격차의 심화, 노동 문제, 도시 문제 등 새로운 사회 문제들을 야기했습니다.
이런 사회 문제와 자유주의 사상의 확산은 사회 개혁에 대한 요구를 불러일으켰고, 기존의 사회 질서와 가치관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밀은 벤담의 공리주의를 비판적으로 계승해 질적 공리주의를 제시하고, 자유론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개성 존중을 강조했습니다.
(1) 공리주의의 새로운 지평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철학 사상입니다.
쉽게 말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동이 옳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이 사상은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이 처음 제시했고, 밀이 계승해 발전시킨 사상입니다.
밀은 벤담의 공리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지만, 쾌락의 “양”만을 중시하던 벤담의 양적 관점을 비판하며 질적 공리주의를 제시했습니다.
“It is better to be a human being dissatisfied than a pig satisfied; better to be Socrates dissatisfied than a fool satisfied.”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인간이, 만족한 바보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
그는 인간이 단순히 생존이나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높은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강조했습니다.
밀에게 있어 공리주의는 단순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윤리적 기반을 의미했습니다.
(2) 자유론(On Liberty)
밀의 대표작 자유론(On Liberty)은 개인의 자유와 개성 존중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의 조화를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The only freedom which deserves the name, is that of pursuing our own good in our own way.”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국가나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 자유가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3) 칸트 철학과의 만남
밀은 임마누엘 칸트의 철학적 사유를 접하며 자신만의 철학적 깊이를 더했습니다.
그은 칸트의 인간 존중 사상과 정언명령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사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특히 칸트의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라는 사상은 밀의 질적 공리주의에 녹아들어, 쾌락의 질적인 차이를 강조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윤리관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4) 여성의 권리
밀은 여성의 권리 신장에도 앞장섰습니다. 그는 여성의 종속(The Subjection of Women)에서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사회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
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게 태어난다.
그의 주장은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여성 운동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고,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차별 해소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5) 정치와 사회
그는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영국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선거 제도 개혁을 비롯해 노동자 권익 보호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The object of politics is to promote the happiness of society.”
정치의 목적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밀은 정치 참여를 통해 자신의 철학적 이상을 현실에 구현하고자 했고, 실천하는 지성으로서 사회 개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3. 존 스튜어트 밀의 유산
밀의 사상은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의 사상적 기틀을 마련했고,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다양성 존중, 표현의 자유,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중요한 가치들을 지키는 데에도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닙니다.
“Man is capable of reason and freedom, and can contribute to the progress of society.”
인간은 이성과 자유를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1) 다양성 존중
그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회가 개인의 다양한 생각과 삶의 방식을 포용할 때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이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억압해서는 안되며, 다양한 의견과 경험이 공존하는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그의 믿음은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이 모여있는 현대사회에서 포용과 올바른 공존의 방식을 찾아가는데 영감을 제공합니다.
(2) 표현의 자유
밀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지적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어떤 의견이라도 자유롭게 표현되고 비판받는 과정에서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믿었습니다.
미디어의 발달로 정보의 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자유롭게 표출되는 요즘 시대에, 표현의 자유는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가 주장한 의사소통 이론처럼 가짜 뉴스와 무분별한 혐오의 표현은 경계해, 건강하고 이성적인 비판과 합리적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공론 문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소통,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론과 공론장
(3) 사회적 약자 보호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의로운 사회를 강조했습니다. 소수자의 권리가 다수의 횡포에 의해 침해받아서는 안되며,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의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에는 빈곤, 불평등, 차별과 같은 사회문제가 존재합니다. 그의 사상은 현대의 복지국가론과 사회적 정의론의 토대가 되어 약자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존중받고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지향했던 그의 철학은,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인간의 노력을 끊임없이 격려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