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숨 쉬고, 먹고, 생각하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존재론적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엘레아 학파(Eleatic School)의 창시자로 알려진 파르메니데스(Parmenide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파르메니데스의 삶
파르메니데스는 기원전 515년경 이탈리아 남부 엘레아(Elea)에서 태어났습니다.
엘레아는 당시 그리스의 식민 도시였고, 구체적인 정보는 많지 않지만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철학에 있어서 감각적인 경험이 아닌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진정한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What is is, and what is not is not.”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존재하는 것은 영원불변하며, 변화하거나 소멸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인지하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존재의 모습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변화 너머에 있는 불변의 존재인 “참된 존재”를 탐구했고, 엘레아 학파(Eleatic School)를 창시해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후대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정확한 사망 연도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70세가 넘어서까지 철학적 활동을 지속했다고 전해지며, 그가 남긴 철학적 사상은 서양 철학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2. 파르메니데스 철학의 핵심, 존재론(Ontology)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은 존재론(Ontology)에 기반합니다.
존재론이란, 존재의 본질인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탐구하는 철학 분야로, 그는 존재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해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는 “존재”는 논리적으로 필연적이지만, “비존재”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통해 “존재”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 존재의 유일성(The Oneness of Being)
파르메니데스는 변화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오직 하나로 통일되며 하나이며, 전체적이고 영원불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It is necessary to say and to think that being is; for to be is possible, and not to be is impossible.”
존재는 존재한다고 말하고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존재는 가능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 비존재의 불가능성(The Impossibility of Non-Being)
그는 비존재는 생각할 수조차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존재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비존재”라는 개념 자체를 모순이라고 보았습니다.
“For this shall never be forced: that things that are not are.”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결코 강요될 수 없다.
(3) 감각적 경험의 한계(The Limits of Sensory Experience)
그는 감각적 경험을 통해 얻는 지식은 불완전하고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보았습니다. 감각적인 변화와 다양성은 겉모습에 불과하며 진정한 실재는 변하지 않는 존재라고 가르쳤습니다.
“Do not trust your senses, for they are deceptive.”
감각을 믿지 마라. 감각은 기만적이다.
(4) 진리와 의견(Truth and Opinion)
파르메니데스는 진리(존재에 대한 지식)와 의견(감각적 경험에 의존하는 불완전한 지식)을 구별해야 하며, 이 분별력은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The one way is the path of Persuasion (for it persuades that being is and that it is impossible for it not to be), and the other is the path of Opinion (which is not true).”
한 길은 설득의 길 (존재가 존재함을 설득하며, 존재하지 않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이며, 다른 한 길은 의견의 길 (참되지 않은)이다.
(5) 운동과 변화의 부정(The Denial of Motion and Change)
파르메니데스는 운동과 변화는 “감각적 환상”에 불과하며, 진정한 존재는 영원불변하기 때문에 운동과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후대 철학자들은 이렇게 변화에 대한 극단적인 관점을 두고 파르메니데스 철학의 한계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All that is, is one, continuous, and unchanging.”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이며, 연속적이고, 변하지 않는다.
3. 엘레아 학파(Eleatic School)
엘레아 학파(Eleatic School)는 파르메니데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철학 학파로, 존재의 불변성과 통일성을 강조하며 감각적인 경험을 통한 지식을 불신했습니다.
그들은 오직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서만 진정한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대표적인 철학자로는 파르메니데스 외에 제논(Zeno)과 멜리소스(Melissus)가 있으며, 그들의 철학은 후대의 저명한 철학자들에게 계승되어 서양 철학의 중요한 기반을 다지게 됩니다.
특히 플라톤은 엘레아 학파의 존재론을 발전시켜 이데아론을 제시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엘레아 학파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형이상학을 확립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존재에 대한 성찰 방법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지만, 때로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파르메니데스는 감각적인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진정한 존재를 탐구하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Thinking and being are the same.”
생각하는 것과 존재하는 것은 같다.
그는 사고는 존재를 증명한다는 명제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1) 본질에 집중하라
새로운 기술의 등장,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 속에서 수많은 정보와 변화에 노출되며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방향을 잃고 헤매곤 합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변의 본질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The soul is the same in all living beings, although the body may differ.”
육체는 다를지라도, 모든 생명체 안의 영혼은 동일하다.
누구나 외적인 성공과 물질적인 풍요에 집착하기 쉽지만, 모두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는 진리, 정의, 아름다움과 같은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일입니다.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해 보고, 그 안에서 발견한 가치를 지키고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2) 이성적인 사유
우리는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지만, 감각은 종종 우리를 속이기도 합니다.
파르메니데스는 이런 부분을 인식하고 감각적인 경험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ason is the light of the mind.”
이성은 마음의 빛이다.
그는 이성을 통해 감각적인 오류를 극복하고 진정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습관적으로 감각에만 의존하지 말고 비판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기
우리는 끊임없이 외부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가족, 친구, 사회의 기대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는 이렇게 외부의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합니다.
“The wise man listens to himself, not to others.”
현명한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귀를 기울인다.
내면에 집중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다 보면, 외부의 소음은 줄어들고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5. 존재의 심연을 탐구한 철학자의 유산
파르메니데스는 존재의 불변성과 영원성을 강조했고, 감각적인 경험이 아닌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철학은 세상 속에서 불변하는 진리를 찾고 삶의 지혜를 얻고자 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함께했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용한 지혜를 전달합니다.
(1) 불변하는 진리로 안내하는 이성적 사고
그는 감각적인 경험은 변화와 소멸에 불과하며, 진정한 존재는 불변하고 영원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변화와 소멸 너머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 과잉의 세상 속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2) 현상의 이면을 보는 통찰력
그는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는 습관과 논리적인 사고를 강조했습니다.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고, 핵심을 파악해 본질에 집중하는 습관은 우리를 현명한 판단으로 이끌고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된다고 믿었습니다.
(3) 중심을 잡는 주체적인 삶
파르메니데스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철학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말한 이성적인 판단과 논리적인 사고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갑니다. 이때 논리적 사고와 본질을 파악하는 습관은 변화와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우리 삶을 주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