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는 지각되는 것이다(Esse est percipi)”라는 사상을 통해 형이상학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인물이 있습니다. 오늘은 18세기 아일랜드를 빛낸 철학자,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아일랜드의 지각(Perception) 혁명가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는 우리가 세상을 “본다”고 믿는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세상을 “지각(Perception)”하는 방식의 허점을 파고들었고, 신학과 과학, 심지어 경제학까지 넘나들며 시대를 앞서간 사상가였습니다.
(1) 지각(Perception)의 비밀을 파헤친 청년
청년시절 버클리는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교류하며 존 로크 (John Locke)의 경험론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그는 로크의 “인간 오성론”을 탐독하며 지각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버클리는 마치 현대의 프로그래머처럼 지각(Perception)이라는 “코드”를 분석하고 세상의 작동 원리를 밝혀내려 했습니다.
(2)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버클리는 젊은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버뮤다에 대학을 설립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지역 사회와 교류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학 설립을 준비했지만, 영국 정부의 재정 지원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되게 됩니다.
비록 대학 설립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미국 지역 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자신의 철학을 더욱 심화시켰고, 이 시기의 경험은 후기 저작 활동과 철학적 체계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3) 세상을 바꾸는 주교의 삶
아일랜드로 돌아온 그는 클로인 주교로 임명되어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그는 빈민 구제, 교육 개선, 산업 진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지각(Perception)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습니다.
존경받는 주교와 철학자로 살며 “타르 워터에 관한 시리스의 철학적 고찰(Siris: A Chain of Philosophical Reflexions and Inquiries)”이라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철학적 사상을 더욱 발전시켰고, 1753년 클로인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2. 조지 버클리 철학의 핵심
(1) 존재의 주관성
그는 우리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한다고 믿는 통념을 깨고, “지각(Perception)”의 주관성을 강조합니다.
“To be is to be perceived.”
존재한다는 것은 지각된다는 것이다.
버클리는 우리가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우리의 감각을 통해 형성된 “관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마치 컴퓨터 게임 속 캐릭터가 실제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세상의 안정성
버클리는 개인의 지각(Perception)이 사라지더라도 세상이 지속되는 것은 신의 영원한 지각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마치 컴퓨터 게임 서버가 꺼지지 않고 계속 작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신의 존재를 끌어들여 세상의 연속성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보면 그의 신앙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의 철학이 단순한 회의주의가 아님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3) 언어의 기능
버클리는 언어의 의미가 객관적인 대상이 아닌 주관적인 관념에 기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언어를 통해 우리가 서로의 관념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과점은 그의 철학이 단순히 개인의 내면 탐구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소통과 협력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세상을 디자인하는 지각(Perception)
조지 버클리가 제시한 지각(Perception)이라는 개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변화하는 시대적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개념입니다.
(1) 가상현실의 시대
가상현실 기술의 발전은 버클리의 철학을 현실로 대입해 이해를 돕습니다. 우리는 가상현실 속에서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하며, 이는 지각(Perception)이 현실을 구성한다는 버클리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버클리의 철학은 가상현실 기술의 윤리적 문제, 즉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가능하게 합니다.
(2) 인공지능의 시대
인공지능 연구는 지각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세상을 지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의 지각을 모방하고 대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3) 현대 미술
예술 분야를 이해할때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현대의 미술은 지각의 경험을 창조하는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물을 해석하고, 그 감정을 가시적으로 표현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지각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4.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지각의 특성
조지 버클리가 말한 지각(Perception)이라는 개념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각은 다양하며, 책임감을 유발하고, 스스로를 초월하는 능력을 내포합니다.
(1) 지각의 다양성
지각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각하고 확장합니다. 다양한 지각은 다채로운 경험으로 전환되어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2) 지각의 책임감
버클리의 철학은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이 세상을 만드는 방식임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지각에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디자인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자극 받게 됩니다.
(3) 지각의 초월성
버클리의 철학은 우리가 세상을 초월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자신의 지각을 초월해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고, 결과적으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조지 버클리의 유산
“Reality is constructed by our perception.”
세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조지 버클리가 주장한 “존재는 지각이다(Esse est percipi)”라는 명제는 스마트폰의 렌즈처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곧 세상의 “존재”를 결정한다는 통찰을 전하고 있습니다. 주관적 판단과 객관적 현실에 대한 구분의 필요성을 설명한 에픽테토스의 철학과도 유사한 개념입니다.
그는 지각이 꺼지더라도 “신”이라는 클라우드가 작동하며 세상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고 안정성과 질서를 유지하지만, 어떤 필터를 끼우고 보느냐에 따라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어두운 부분만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객관적이라고 믿는 세상은 각자의 방식으로 필터링하고 편집해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그려지며, 우리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관념”을 통해 서로의 지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어떻게 보고, 어떻게 이해할지는 개인의 몫이지만, 지금 나를 둘러싼 세상을 디자인하는 “지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하루를 살아보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