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구조가 개인의 삶과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오늘은 사회적 불평등의 매커니즘을 밝힌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피에르 부르디외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1930년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우체국 직원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에 매진했고, 프랑스 최고의 고등 교육 기관인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서 학위를 마치고 사회학 연구에 매진하며 독창적인 이론을 정립하게 됩니다.
그는 사회학, 인류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며 교육, 문화, 예술, 정치 등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권력과 불평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사상
부르디외의 삶은 그의 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며 겪었던 경험은 그에게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심어주었고, 알제리에서의 군 복무 경험은 그에게 식민주의와 문화적 지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사회적 구조가 개인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고, 개인의 자유의지가 사회적 제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발휘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3. 피에르 부르디외 철학의 핵심
부르디외의 핵심 철학은 아비투스(habitus), 장(champ),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이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는 권력과 지식의 관계를 탐구했던 철학자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의 담론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와 개인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 권력과 지식의 관계를 탐구한 “미셸 푸코”의 삶과 철학
(1) 아비투스(habitus): 내면화된 사회적 구조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인물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였습니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Nicomachean Ethics)에서 인간의 성향이나 습관을 헤시스(Hexis)라는 단어를 사용해 설명했고, 후에 이 헤시스가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아비투스(habitus)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부르디외는 이 아비투스(Habitus)를 개인이 사회적 환경 속에서 습득한 사고방식, 행동 양식, 취향으로 설명합니다. 나아가 개인이 속한 사회 계층, 문화적 배경, 교육 수준 등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며, 개인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Habitus is the product of history, the individual and collective history, which has become embodied in the form of a set of dispositions.”
아비투스는 개인적, 집단적 역사의 산물이며, 일련의 성향 형태로 체화된 것이다.
인간은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학교, 친구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품격이 형성되며, 이 과정을 통해 개인은 특정한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습관과 태도를 내면화하게 됩니다.
그는 이런 습관과 태도가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상류층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는 자연스럽게 고급 문화화 예절을 습득하고, 이런 문화적 배경은 사회적 성공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하류층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2) 장(champ): 경쟁과 권력의 공간
장(場)은 특정한 규칙과 권력이 작동하는 사회적 무대나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사회 영역은 각각 고유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서는 특정한 종류의 자본(경제적 자본, 문화적 자본, 사회적 자본 등)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고 보았습니다.
“Social space is a field of forces, a system of tensions, a network of power relations.”
사회적 공간은 힘의 집합체이자, 긴장의 체계이며, 권력관계의 네트워크이다.
그리고 이 장(場)은 특정한 규칙과 권력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구조는 참여자들의 행동과 상호작용을 규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예술계에서는 예술적인 재능과 창의성이 중요한 자본이 되며, 정치계에서는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 기반이 중요한 자본으로 작용합니다.
그는 각 장에서 참여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자본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며, 이 권력 투쟁으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다고 보았습니다.
(3)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 사회적 성공의 열쇠
문화 자본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문화적 지식, 기술, 취향 등을 의미합니다. 부르디외는 이 문화 자본이 교육 수준, 문화적 배경, 예술적 경험 등을 통해 습득되며, 사회적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① 체화된 문화 자본(embodied cultural capital)
개인의 몸에 내재화된 문화적 지식과 기술
② 객관화된 문화 자본(objectified cultural capital)
그림이나 책, 악기와 같은 문화적 재화
③ 제도화된 문화 자본(institutionalized cultural capital)
학위나 자격증처럼 제도적으로 인정된 문화적 능력
4.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부르디외의 사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1) 사회적 맥락의 중요성
개인의 삶은 사회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사회적 구조가 개인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문화 자본의 중요성
문화 자본은 사회적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3) 비판적 사고와 실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를 통해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5.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성찰과 실천
피에르 부르디외는 우리에게 사회를 냉철하게 성찰하고 불평등의 근원을 파악해 개선하도록 자극합니다.
아비투스(habitus)는 개인의 삶과 성취가 단순히 개인의 선택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문화자산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누구나 자녀에게 더 나은 환경과 자본을 쥐어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경쟁을 위해 나의 자녀만 앞서가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과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게 될까요? 자녀가 살아가게 될 미래의 사회를 위해 어떤 선택과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공간의 제약을 넘어 방대한 정보와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는 온라인 세상은 기회를 넓히는 새로운 장(場)이 되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도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의 인식, 가치관, 행동 양식에 영향을 주는 문화적 자산의 불평등을 예방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과 사회의 연관성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