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란과 불안이 가득했던 시대에 인간 본성과 사회 질서에 대해 깊이 고민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오늘은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다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1588년 영국 말름즈베리(Malmesbury)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스페인 무적함대의 침공이 임박했던 시기에 태어나 평생을 정치적 격변 속에서 살았고, 특히 영국 내전(1642-1651)은 그의 삶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집니다.
그 밖에도 왕당파와 의회파의 갈등, 종교적 분쟁, 그리고 전염병의 창궐 등은 그로 하여금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합니다.
젊은 시절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를 거쳐 캐번디시 가문(Cavendish family)의 가정교사로 오랫동안 일하며 유럽 전역을 여행했고, 이 시기에 갈릴레오 갈릴레이,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등 당대의 저명한 학자들과 교류하며 지적 호기심을 키우게 됩니다.
이후 영국 내전이 발발하자 왕당파를 지지하며 프랑스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대표작인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집필하게 됩니다. 홉스는 이 책을 통해 강력한 국가 권력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의 정치 철학을 집대성 합니다.
1651년에는 영국으로 귀국해 크롬웰의 공화정 (Commonwealth of England) 하에서 살았고, 왕정복고 후에는 왕당파의 지지를 받았지만 급진적인 사상 때문에 양쪽 진영 모두에게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말년에는 비교적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며 “오디세이 (Odyssey)”와 “일리아스 (Iliad)”를 번역 출간하는 등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다가 1976년 9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2. 토마스 홉스 철학의 핵심
홉스의 철학은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인간을 이기적이고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로 보았고, 이러한 인간 본성은 자연 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야기한다고 보았습니다.
(1) 자연 상태(State of nature):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홉스는 자연 상태를 국가나 사회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원시적인 상태로 가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 놓인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싸우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During the time men live without a common power to keep them all in awe, they are in that condition which is called war; and such a war as is of every man against every man.”
공권력이 없는 동안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맞서는 전쟁 상태에 놓인다.
그는 자연 상태가 인간을 혼돈(전쟁)에 빠지게 만들고 끊임없는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기 때문에 국가나 법과 같은 사회 질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회계약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2) 사회 계약(Social contract theory): 질서와 평화를 위한 선택
그는 자연 상태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사회 계약을 통해 국가를 형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회 계약은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권자에게 양도하고, 주권자는 그 대가로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는 구조라고 정의합니다.
(3) 리바이어던(Leviathan): 강력한 국가 권력의 필요성
그는 강력한 주권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는 상징적인 존재로 표현했습니다. 리바이어던은 성경에 나오는 강력한 바다 괴물로, 강력한 국가 권력만이 개인의 이기심을 통제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홉스는 이런 강력한 국가 권력이 개인의 이기심을 통제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Covenants, without the sword, are but words and of no strength to secure a man at all.”
칼이 없는 계약은 단지 말에 불과하며, 사람을 전혀 안전하게 지켜줄 힘이 없다.
나아가 주권자의 권력은 절대적이어야 하며, 개인은 주권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의 군주론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군주의 개인적 역량이 아닌 사회계약을 통해 권력을 양도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자칫 강압적 권력을 옹호하는 주장이기 때문에 오늘날 민주주의적 가치와는 상충되는 측면이 있지만, 혼란스러운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정치 철학자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3. 토마스 홉스 철학의 현대적 의미
홉스의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은 인간 사회를 이해하게 도와주고, 사회 계약과 국가 권력에 대한 주장은 우리가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홉스의 분석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이타적이고 합리적인 존재일까요? 현대 사회에서 드러나는 환경문제나 빈부 격차, 사회적 갈등 등은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2) 국가와 개인의 관계: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리바이어던은 강력한 국가 권력의 필요성은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개인의 자유와 사회 질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3) 현대 사회의 리바이어던: 기술, 자본, 그리고 권력
현대 사회에서 리바이어던은 더 이상 국가 권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거대 기술 기업, 금융 자본, 그리고 미디어 권력 등 다양한 형태의 리바이어던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리바이어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4. 혼돈 속에서 질서 찾기
토마스 홉스의 철학은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강력한 국가 권력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의 사상은 많은 질문을 던지며 어떤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줍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교훈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중요성입니다. 혼란 속에서 머무르지 말고,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가 말한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사회 계약처럼 개선을 위한 행동과 노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리바이어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사회 정의가 조화를 이루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태도로 나와 내가 속한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을까요?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