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삶을 추구한 철학자 에피쿠로스

철학자 에피쿠로스 초상화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는 단순한 삶을 통해 행복을 찾는 방법을 가르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단순히 “쾌락주의자”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삶과 고통의 부재를 통해 “내적 평화”를 추구하는 철학자였습니다. 오늘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철학자 이전의 삶

1.1 어린 시절의 환경

에피쿠로스는 기원전 341년, 소아시아의 사모스 섬(Samos)에서 태어납니다. 사모스는 에게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당시 그리스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그의 가문은 사모스 섬으로 이주한 아테네 시민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 문화의 철학적 전통에 익숙했습니다.

그의 아버지 네오클래스(Neocles)는 교사로 일하며 에피쿠로스가 학문적 기반을 갖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어머니인 케아이스트리(Khaestrate)는 종교적 의식을 수행하는 무속인이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어린 시절 접한 신화나 전통적 종교의 설명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1.2 철학적 사고의 시작

18세가 된 에피쿠로스는 고향인 사모스를 떠나 테오스(Teos)라는 도시에서 철학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후 아테네로 건너가 본격적인 철학 수업을 받게 되는데요, 당시 아테네는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Academy)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Lyceum)과 같은 뛰어난 철학 학파들이 활동하던 지적 중심지였고, 다양한 철학적 전통과 사상을 접할 수 있는 아테네는 에피쿠로스의 사고 체계를 발전시킵니다.

📝서양 철학의 기초를 세운 “플라톤 철학”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

2. 철학자로서의 삶

에피쿠로스는 기원전 311년부터 306년까지 약 5년 동안 레슬보스 섬(Mytilene)과 람프사쿠스(Lampsacus)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자신의 사상을 정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철학자 에피쿠로스로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고 “쾌락”과 “고통의 부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윤리학을 체계적으로 확립합니다.

이후 자신의 철학적 이상을 공유하는 친구와 제자들이 모아 철학 학교인 “정원(The Garden)”을 설립합니다. 정원은 당시 보기 드문 평등주의적 학문 공동체로, 성별이나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배움터였습니다. 이 공동체는 훗날 에피쿠로스 철학의 이상을 실현하는 살아있는 실험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정원에서는 화려한 부나 권력을 멀리하고, 소박한 음식을 즐기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공간이었고, 모두가 함께 음식을 나누고 철학적 토론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추구했습니다. 이곳에서 에피쿠로스는 “행복은 단순한 것들 속에 존재한다”라고 가르치며, 복잡한 욕망을 덜어내는 삶의 방식을 제시합니다.

3. 에피쿠로스 철학의 핵심

3.1 쾌락주의(Hedonism)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은 흔히 생각하는 감각적 쾌락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와 마음의 평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즐거움이 아닌,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rue pleasure is found when desires are reduced and one is freed from pain.”

“진정한 쾌락은 욕망을 줄이고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때 찾아온다”

예를 들어, 화려한 음식 대신 건강을 유지하는 소박한 식사가 더 큰 평온을 가져온다는 주장이었는데요, 그가 말한 쾌락은 단순히 육체적 즐거움이 아니라 내적 안정을 포함하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3.2 욕구의 세 가지 분류와 욕망 관리

에피쿠로스는 인간의 욕구를 세 가지로 나누어 어떤 욕망을 추구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가 말한 욕구의 종류는 인간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욕구인지, 그리고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욕구인지의 두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됩니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말한 욕망의 세 가지 분류 다이어그램

3.3 고통의 부재

에피쿠로스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타락시아(Ataraxia)와 아포니아(Aponia)입니다. 두 개념 모두 그가 말한 쾌락(감각적 쾌락이 아닌 내적인 평온함)을 완성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는데요, 여기서 아타락시아는 스트레스나 불안이 없는 심리적 안정 상태를 의미하고, 아포니아는 심리적 안정을 방해하는 신체적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합니다.

결국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부재를 추구하면서 진정한 쾌락(내적인 평온함)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Happiness lies not in gaining more, but in letting go of what is unnecessary.”

행복은 더 많은 것을 얻는 데 있지 않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마음의 “평온한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그 방법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의 개념으로 완성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대목에서 진정한 쾌락은 우리의 삶에서 불필요한 소비와 경쟁을 줄이고, 단순한 삶에 가까워질수록 내적 평온이 찾아온다는 가르침을 줍니다.

4. 에피쿠로스 철학의 현대적 활용 방법

4.1 단순한 삶으로 돌아가기(디지털 디톡스)

에피쿠로스의 철학적 가르침을 생각해 보면 디지털 과잉 시대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하루에 10분이라도 스마트폰에서 의식적으로 벗어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면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4.2 관계의 중요성

에피쿠로스는 친구와의 관계를 삶의 가장 큰 행복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친구와 나누는 한잔의 차가 황제의 잔치보다 낫다”라고 말했는데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변의 친구나 가족과의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4.3 감사와 만족의 태도

기본적으로 감사라는 마음이 무형의 개념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사는 관계에 기반해 외부로 향하는 감사가 아니라, 지금 현재 자신의 상태를 향하는 내부로의 감사를 의미합니다. 현재 가진 것과 누리는 것의 가치를 돌아보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감사와 욕망 관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