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이자 ‘방법서설’의 저자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오늘은 데카르트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데카르트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1596년 프랑스 투렌(Touraine) 지방의 라 에이(La Haye)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허약했던 그는 침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시간 동안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습니다.
1616년에는 법학 학위를 취득하였으나, 학문적 탐구를 위해 군에 입대하여 유럽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됩니다. 또한 17세기 과학혁명기에 활동한 그는 중세의 스콜라 철학에서 벗어나 새로운 철학적 방법론을 확립했습니다.
데카르트 철학의 핵심
(1) 방법적 회의와 고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그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방법적 회의를 통해 확실한 지식을 찾고자 했습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살펴보며 편견과 선입견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여기서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명제를 도출합니다. 결국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는 행위 자체가 존재의 증명임을 담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2) 이원론
그는 정신과 물질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원론을 주장했습니다. 생각하는 것, 즉 정신은 연장된 것인 신체와 독립된 실체라고 말했습니다. 이 둘은 서로 상호작용하지만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며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낸다고 정의했습니다.
➀ 정신(res cogitans)
정신은 비물질적이고 무형적이며, 사람의 사고와 의식, 감정을 포함한다. 정신은 공간적인 연장이 없으며 물리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로 나타난다.
➁ 물질(res extensa)
물리적이고 연장된 것을 의미하며, 크기나 형태, 위치 등으로 정의된다. 기계적이고 규칙적인 법칙에 따라 작동하며, 자연의 물리적 현상을 설명한다.
이원론은 인간 정신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데 기여했지만, 신경과학과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이 뇌의 물리적 구조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기도 합니다.
(3) 정체성 탐구
데카르트의 철학은 자아와 정체성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이어집니다. 그는 “생각하는 나”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자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전인교육론(holistic education)과 연결되어 인간의 조화로운 발달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전인교육론이란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목표로 하는 교육 철학으로, 지식의 전달뿐만 아니라 정신, 감정, 육체, 도덕성, 사회적 관계 등 인간의 모든 측면의 균형적 성장을 중시하는 이론을 말합니다.
데카르트가 강조한 ‘정신적 자아’와 이성적 사고는 전인교육론의 정신적, 도덕적 성장 측면에서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데요, 특히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성찰하며, 전인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정체성 탐구를 통한 자아 형성
(1)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데카르트는 자신의 생각과 본질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아를 육체와 분리된 독립적 정신으로 보았고, 모든 것을 의심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의 본질에 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2) 방법적 회의의 의미
수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된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외부 환경이나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중심을 찾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인데요, 데카르트가 주장한 방법적 회의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정보와 지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체계적으로 검증하도록 가르쳐줍니다.
방법적 회의는 미디어를 통한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중요한 철학적 도구가 될 수 있는데요, 진정성, 진실성, 타당성, 이해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하버마스의 의소소통 이론과도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소통,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론과 공론장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가 모든 것을 의심하며 참된 진리를 찾는 과정이라면,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론은 공론장에서의 합리적 담론을 통해 진리와 합의에 도달하려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이론은 모두 비판적 사고와 근거 있는 논의를 중시한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다만, 방법적 회의는 개인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지만, 하버마스는 이러한 비판적 사고가 공론장에서의 합리적 담론을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와 연결됩니다.
데카르트 철학의 의미
데카르트의 철학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아 성찰과 합리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대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모든 의심을 거쳐 도달한 확실한 “진리”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사고와 의식에서 찾았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그의 철학은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깊은 탐구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합리적인 사고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더 나은 하루를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자료